금요일 아침, 임신테스트기를 했는데 선이 끊기듯 나왔다. 원포 불량이 많다더니 불량인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출근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회사에 일하고 있는데 퇴근할 때쯤 되니 갑자기 밑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 갔더니 피가 흘러나왔다. 의자에 앉으면 아래가 너무 아파서 퇴근 30분 전부터는 서서 업무를 봤다. 퇴근하고 집에 가자마자 임신테스트기를 해봤다. 아침보다 진해진 것 선을 확인하고 안심한 상태로 잠들었다.

토요일 아침,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임신테스트기에 소변을 묻히고 나서 질정을 넣었다. 나중에 확인하니 임신테스트기가 엄청 흐렸다. 3차 피검사 때보다 흐린 것 같다. 또 불량인가? 어차피 곧 피검사를 하니까 더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겠지 생각하며 남편과 병원으로 향했다.
1. 3일 신선배아 이식 후 4차 피검사
토요일 출근 전에 진료를 보기 위해 아침 7시 20분부터 오픈런을 했다. 살다 살다 병원 오픈런은 난임병원이 처음이다. 7시 30분 오픈인데도 앞에 대기인원이 10명이나 있었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 진료를 보았다. 원장님은 지난번 피검사 결과를 보며 수치가 모두 경계선에 걸쳐 있어 애매하다고 했다. 이번 피검사 결과가 아주 결정적일 것 같다. 초음파를 봤는데 희끗희끗한 무언가가 보였다. 원장님은 이게 아기집인지 피고임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사실 이쯤 되면 아기집이 보여야 하는데 말이야.

원장님에게 방문 전날 또 피비침이 있었다고 말했다. 원장님은 반복되는 출혈은 좋지 않은 신호라고 했다. 한 번 더 타이유 주사를 맞았고 병원이 휴무인 일요일에는 집에서 프롤루텍스 주사를 맞으라고 했다. 5차 피검사 여부는 4차 피검사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 3일 신선배아 4차 피검사 결과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오전 10시 30분쯤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직원의 목소리가 별로 좋지 않았다.
- 이식 13일차 1차 피검사 수치 40
- 이식 17일차 2차 피검사 수치 228(5.70배)
- 이식 20일차 3차 피검사 수치 662.7(2.90배)
- 이식 22일차 4차 피검사 수치 492
4차 피검사 수치 내려감. 아침에 했던 흐린 임신테스트기가 오류가 아니었다. 3차 피검사 수치보다 더 내려가 있었다. 정확한 수치인지는 잘 모르겠다. 400대였던 기억만 난다. 직원에게 그럼 '화학적 유산(화유)'인지 묻자, 아마도 그럴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애간장을 태웠던 이번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오후 3시쯤, 진료를 마친 원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했다. 유산이나 임신 등 뭔가 중요한 알림이 있을 때는 원장님이 직접 연락을 주는 것 같다. 원장님은 피검사 결과에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조심스럽게 종결을 알렸다. 미리 받아갔던 프롤루텍스 주사와 크리논겔은 사용을 중단하고 다음 차수를 위해 보관해 두기로 했다.
다음 방문 때는 5차 피검사를 해야 한다. 어차피 실패인데 굳이 피검사를 해야 하나 싶지만 수치가 떨어진 것을 확인해야 시험관 1차를 종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 지원금을 반납해야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혹시 다시 피검사 수치가 올라가면 자궁 외 임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피검사를 해서 수치가 떨어지는 걸 확인해야 한다.
피검사 수치 600에서 수치가 떨어지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이대로 수치가 떨어져서 얼른 생리가 터졌으면 좋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피검사 수치가 500이 넘었기 때문에 화학적 유산으로 종결되더라도 병원에서 임신확인서를 발급받아 유산 바우처를 신청할 수 있다. 유산 바우처로 시험관 시술 비용이나 약제비 등을 결제할 수 있다고 하던데, 아마도 다음 차수는 경제적인 부담이 조금 줄지 않을까? 찰떡이와 콩떡이가 벌써부터 효도하나 보다.
두 줄을 봤다가 종결하고 나니 헛헛한 마음이 더 크다. 더디게 올라가는 피검사 수치에 순간순간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엄마랑 아빠가 너무 일찍 포기해서 찰떡이랑 콩떡이가 힘이 빠졌던 걸까?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후회가 된다. 기분 전환을 위해 오늘 남편과 함께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바다도 구경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와 해산물, 아이스 바닐라 라떼까지 먹었다. 힘내서 다음 차수를 준비해야지. 찰떡아, 콩떡아! 잠깐이나마 반가웠다. 우리 조만간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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