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과정까지 왔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지만 계획대로 연휴 전에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큰 고비 없이 무사히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하며 이식 당일,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겨울철 비수기인 남편이 요즘은 거의 항상 병원에 같이 동행해줘서 너무 좋다.
1. 시험관 신선 1차 시술 과정
✔️ 1/25 배아 이식 당일, 프로게스테론 3일
이식 날짜가 토요일이라 난임 휴가를 쓸 필요가 없었다. 프로게스테론 약을 출근 시간에 맞췄더니 휴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12시에 맞춰서 병원에 도착했다. 토요일 진료는 12시 30분까지인데 여전히 병원 대기실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한참을 대기했다. 원장님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약 부작용은 없는지 이야기했다. 나는 특별한 부작용은 못 느끼겠는데 크리논겔이 덩어리로 흘러 나오는데 괜찮은 건지 묻자 원래 그런 거라고 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한 원장님은 드디어 내가 궁금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채취된 11개 배아 중 수정된 배아는 9개! 모두 최상급으로 상태가 좋다고 했다. 이번에는 그 중 두 개를 이식할 예정이고, 동결배아가 생기면 설 연휴가 끝나고 병원에서 연락이 올 거라고 했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에 부푼 마음을 안고 저번에 채취하러 갔던 시술실로 들어갔다.
이번엔 하의만 갈아입고 침대 위에서 대기하다가 시술실로 들어갔다. 시술실 안에 있는 모니터에 나의 배아가 보였다. 동글동글 귀엽게 생겼다! 스포이드 같은 걸로 쏙쏙 빨아들여 나의 자궁 안에 이식했다. 채취와 다르게 이식은 마취도 없이 순식간에 끝났다. 이식이 끝나고 간식과 함께 배아 사진을 받았다. 시험관 시술의 유일한 장점은 배아 사진부터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삼신할매가 달달한 것을 좋아해서 이식할 때 사탕을 들고 가면 착 붙는다는 말이 있길래 집에 있던 청포도 알사탕 두 개를 들고 갔다. 집에 돌아와 배아 사진과 함께 침대맡에 올려 두었다. 두 개 모두 찰싹 붙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태명은 찰떡, 콩떡으로 정했다. 찰떡아, 콩떡아! 부디 잘 붙어 있으렴💕
피검사는 채취일로부터 2주 후, 이식 12일차인 2월 5일로 정해졌는데 회사 일정 때문에 하루 늦춰서 방문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는 처방 받은 크리논겔과 듀파스톤을 유지해야 한다. 간혹 임테기 반응이 없어서 임의로 중단했다가 피검에서 수치가 나와서 뒤늦게 다시 약을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있더라. 혹시 모르니 난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기로 했다.
2. 배아 이식 후 주의사항
예전에는 배아 이식 후 입원도 할 만큼 누워서 절대 안정을 취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오히려 일상활동을 하는 것이 착상에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배가 힘이 많이 들어가는 무리한 운동만 하지 않으면 가벼운 일상활동은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심한 통증이나 출혈이 있을 경우, 병원에 연락하거나 인근 응급실에 내원해야 한다.
3. 동결배아 개수 확인
연휴에 양가 어른들께 방문하고 친구네 부부와 함께 3박 4일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도쿄 여행 도중 병원에서 문자가 왔다. 동결배아 3개. 며칠 배양인지 상태는 어떤지 등은 내원해서 확인해야 하지만 안 생길 줄 알았던 동결배아가 3개나 생겨서 너무 기뻤다. 다음 이식 때는 채취 안 해도 된다. 야호-!
이식 후, 긴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다. 아직 양가 어른들은 우리 부부가 시험관을 진행한다는 걸 모르시기 때문에 예정대로 방문했다. 확실히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감이 몰려 와서 하루 종일 골골댔다. 눈이 와서 신난 조카가 눈썰매 타자고 눈오리 만들자고 하는 걸 거절하고 나 혼자 방안에서 쿨쿨 잠만 잤다. 나중에 아버님이 남편한테 나 임신했는지 물으셨다고 했다. 예리한 아버님. 우리 집에 갈 때는 편한 원피스를 입고 갔더니 아빠가 임신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그냥 살 찐 거라고 했다. 확실히 어른들은 손주를 기대하고 있나보다.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저희도 노력 중이에요-!
연휴 끝에는 친구네 부부와 일본 여행도 예정되어 있었다. 이식 후 집에서 절대 안정을 취하는 게 좋을까 고민했지만, 어차피 될 놈은 뭘 해도 된다는 생각에 그냥 다녀오기로 했다.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놀다온다면 괜찮지 않을까? 찰떡이, 콩떡이도 그게 행복할거라며 혼자 생각하며 합리화 하는 중. 시험관 시술은 어차피 시간 싸움인데(거기에 돈 싸움?),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녀와서 생각해보면, 결과야 어찌됐든 잘 한 선택이었다. 집에 있었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이식 5-6일차부터 계속 임테기만 붙잡고 살았을 것 같다. 이식 후에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주의를 돌릴 만한 다른 활동에 몰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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