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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준비

설 연휴 전 시험관 신선 1차 시작, 시술 전 준비물, 과배란 유도 과정 및 주의사항

by mommamia1 2025. 1. 30.


세 번째 자연임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다시 한번 병원을 찾았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게 되는데 설 연휴가 껴있어서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원장님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생리 3일 차라고 하니 원장님의 표정이 아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설 연휴 시험관 일정에 대해 고민하는 나에게 원장님은 오늘부터 시작하면 연휴 전에 끝날 것 같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시술 동의서를 작성하고 그렇게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게 되었다.



1. 시험관 시술 전 준비물


사전에 미리 발급받은 지원결정통지서가 있어야 시술비 지원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추가적인 서류가 필요한데, 1) 시술 동의서, 2) 가족관계증명서, 3) 본인 및 배우자 신분증 사본, 4) 심전도 및 흉부촬영 검사지(1년 이내)이다. 심전도와 흉부촬영 검사지는 난자 채취할 때 수면마취를 진행하게 될 경우 필요하다고 한다.


나는 시작하게 된 날 남편과 함께 방문했기 때문에 시술 동의서를 같이 작성하였다. 그리고 내가 방문했던 수원 아이오라병원에서는 심전도만 검사 가능해서 다음날 근처 내과에 가서 심전도와 흉부촬영을 추가로 받았다. 추가적인 서류는 다음 방문 때 모두 제출했다.


2. 시험관 시술 과배란 유도 과정


✔️ 1/13 과배란 주사 1일


생리 3일 차에 방문해서 배란초음파를 봤는데 생각보다 난포가 많이 보였다. 두 달 전부터 먹었던 배란유도제가 이제야 효과가 있는 걸까? 모처럼 기분 좋은 소식이다.

시술 들어가기 전에 피검사를 한번 더 했다. 호르몬 수치는 과배란 과정 중 약물을 조절하고 채취 전 난소과자극증후군 등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수치를 보고 이식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과배란주사는 고날에프 300과 IVFM 150을 처방받았다. 고용량으로 맞아보고 4일 뒤 확인해보기로 했다. 처음이라 주사실에서 배 주사 맞는 방법을 배웠다. 간단한 과정이었지만 처음 해보는 거라서 잊어 버릴까 간호사쌤이 설명하는 걸 동영상으로 찍어왔다. 중요한 건 오전 시간대 주사, 배꼽 3-5cm 떨어진 부위에 주사할 것, 주사 및 주사 부위 소독이다.  

✔️ 1/14 공복 항생제, 과배란 주사 2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항생제를 먹었다. 전날 처방받은 건데 전날은 오후 진료라 공복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음날 공복에 복용했다.

그리고 집에서 놓는 첫 자가주사. 남편이 놔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다른 사람이 놓는 게 더 긴장됐다. 그냥 내 손으로 하는 게 편하고 덜 무섭다. 남편은 옆에서 옷 잡아주고 쓰레기 버려주는 보조 역할을 했다.

그동안 다이어트한다고 복부람스에 지방분해주사에 카복시주사까지 배떼기에 이것저것 맞은 보람이 있는지(?) 시험관 과배란 주사는 아무 느낌이 없었다. 살짝 든 멍도 애교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1/15 과배란 주사 3일


어김없이 아침부터 주사를 놨다. 아침잠은 5분도 소중한데 과배란 주사를 맞는다고 조금 더 부지런히 일어난다. 내가 시험관 시술을 하는 걸 알고 있는 친구에게 아침마다 주사 맞는 게 가장 귀찮다고 하니까, 귀찮은 게 가장 힘든 거라 다행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정말 다행인 일이다.


✔️ 1/16 과배란 주사 4일


4일 차가 되니 처방받은 약이 다 떨어졌다. 고날에프는 900+300짜리, IVFM은 600짜리로 받았기 때문에 4일 동안 300, 150만큼 용량을 맞춰서 투입해야 했다. 간혹 약이 남았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대로 맞았다면 잔여 주사가 없어야 한다. 대용량으로 처방받은 경우 용량 확인 필수!!!

✔️ 1/17 중간점검, 과배란 주사 5일 + 조기 배란 방지 주사 1일


다시 한번 병원을 찾았다. 배란초음파상으로 난포가 10개 정도 보였고 크기도 1.4-1.5 정도로 잘 자란 편이었다. 와우, 이거 정말 내 난소 맞나? 난소기능저하는 과배란을 해도 반응이 없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자라줬다.

이제부터는 여러 개의 난포들을 고르게 키우기 위해서 과배란 주사와 함께 조기 배란을 방지해 주는 주사를 함께 맞게 되었다. 고날에프 300과 IVFM 75, 오가루트란을 3일 치 처방받았고 3일 뒤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시험관 시술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IVFM은 75짜리라서 매번 섞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기분 탓인지 600짜리보다 살짝 더 뻐근했다. 오가루트란은 별 통증은 없지만 맞고 나면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곧 가라앉으니 건드리지 말 것. 과배란 주사와 조기 배란 방지 주사는 다른 쪽에 놔야 한다(예: 왼-고날에프, IVFM/ 오-오가루트란).

✔️ 1/18 과배란 주사 6일 + 조기 배란 방지 주사 2일


아침에 일어나 배에 주사를 세 개씩 놔야 하는 삶이란. 시험관 시술 시작하면서 그동안 맞았던 주사보다 더 많이 맞는 것 같다. 주사가 아프거나 자가 주사가 속상해서 힘든 건 없는데, 호르몬 문제인지 평소보다 눈물이 많아졌다. 남편과 장난치며 놀다가도 서운해서 눈물이 난다.

✔️ 1/19 과배란 주사 7일 + 조기 배란 방지 주사 3일


주말이라 늦잠을 자는 바람에 평소보다 조금 늦게 주사를 맞았다. 과배란 주사 때문인지, 운동을 쉬어서 그런지 체중이 2-3kg 증가했다. 임신하면 더 찔 텐데 벌써 이렇게 체중이 증가해서 어떡하지? 괜히 우울해졌다.

✔️ 1/20 중간점검, 과배란 주사 8일 + 조기 배란 방지 주사 4일 + 이부프로펜 1일 + 질정 1일 + 난포 터지는 주사(오비드렐, 데카펩틸)


중간점검차 다시 한번 병원에 방문했다. 저번에 했던 피검사는 모두 이상이 없다고 했다. 배란초음파를 봤는데 난포가 잘 자라서 수요일쯤 채취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원래 목요일이나 금요일 예상이었는데, 긍정적인 신호일까? 채취 전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피검사를 하고 주사실에서 IVFM 300과 오가루트란을 맞은 후 귀가했다.

채취 일정이 정해지니 해야 할 것이 많아졌다. 채취 전까지 이부프로펜을 하루 3번 복용하고 질 소독을 위해 질정을 하루 1번 사용한다. 이부프로펜은 진통제 종류인데 진통제를 과용량으로 사용하면 배란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질정을 넣은 후 5분 정도는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나는 그냥 자기 전에 넣고 바로 잠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난포 터지는 주사. 채취일로부터 36시간 전쯤 맞으면 된다. 맞는 시간은 병원에서 계산해서 알려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알람 맞춰 놓고 꼭 정해진 시간에 맞는 것. 오비드렐과 데카펩틸 두 개 다 맞아야 하는데, 데카펩틸이 아프다고 해서 긴장했지만 역시 별 느낌은 없었다. 역시 배떼기 맷집이 강해졌나봐.

✔️ 1/21 이부프로펜 2일 + 질정 2일 + 금식


난자 채취 전날. 이부프로펜과 질정을 잊지 않고 챙겼다. 주사 탓인지 약 탓인지 배가 조금 불편했다. 약간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소변 볼 때나 방귀 뀔 때도 조심스러웠다. 조기 배란이 되는 건 아니겠지? 괜히 걱정이 됐다.

채취할 때 수면마취를 해야 해서 밤 12시부터 금식이다. 물도 마시면 안 된다. 좋은 컨디션을 위해 남편과 함께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제발 질 좋은 난자들이 많이 채취되기를...!!!


3. 시험관 과배란 유도 과정 중 주의사항


과배란 유도 과정 중 가벼운 운동은 해도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난자 채취 전 격한 운동은 난소를 비정상적으로 자극하여 조기배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부부 관계도 채취일 2-3일 전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10일 이상의 지나친 금욕도 정자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하니 주의하자.

추가적으로 임신 준비를 하면서 여자 몸에 좋다는 흑염소 진액을 먹기 시작했는데, 원장님께 과배란 유도 과정 중에 계속 먹어도 될지 물어보니까 안 먹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약물 작용에 어떠한 반응을 일으킬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중단 상태이다. 복용하고 있는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있다면 담당의와 상의 후 복용하면 좋을 것 같다.






과배란 과정이 끝나고 이제 난자/정자 채취와 이식만 남았다. 차근차근 기록해 볼 예정이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시술일정과 총 비용을 정리해 봐야지. 틈틈이 시험관 시술에 대한 지식도 정리해서 올릴거다. 나도 처음 시험관을 결심했을 때 하루종일 블로그 글만 찾아 읽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올해 안에 얼른 좋은 소식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