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다시 한번 병원을 찾았다. 나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 중 난소기능검사와 정액검사가 모두 가능한 병원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수원 아이오라여성의원이었다. 그때는 몰랐지, 이 병원을 이렇게 들락날락하게 될 줄이야! 검사 결과는 일주일 정도면 나온다고 했는데 원장님이 생리 2-3일 차에 방문하라고 하셔서 기다렸다가 생리가 터지자마자 바로 예약해서 방문했다.
1. 산전검사 비용
산전검사 비용은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다. 내가 방문한 병원의 경우, 난소기능검사와 배란초음파 비용이 14만원이었고 정액검사 비용은 5만 5천원이었다. 그 중 18만원은 정부에 청구해서 돌려 받았다.
2. 난소기능검사(AMH) 결과

여자들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난자를 만들기 시작해서 태어날 때부터 난자의 양이 정해진다. 난자는 규칙적으로 배란이 되면서 수가 점점 감소하고 평균적으로 50세에는 가지고 있던 난자를 모두 소진하게 된다. 그러면 더 이상 배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게 되고, 소위 말하는 '폐경'을 맞이하게 된다.
난소기능검사(AMH)는 난소 내 작은 난포들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항뮬러관호르몬 수치를 통해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 개수를 예측하는 검사이다. AMH 수치가 낮으면 남아 있는 난자의 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 AMH 수치가 1ng/ml 이하일 때 난소기능저하라고 진단한다. 난소기능저하는 난소의 나이가 많다는 뜻이고 즉, 조기 폐경의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AMH 수치가 높은 게 좋은걸까? 그렇지 않았다. 여자가 규칙적으로 배란을 한다면 30대 정도 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난자를 소진해야 한다. 하지만 AMH 수치가 높다는 건 남아 있는 난자의 수가 많다는 것이므로 배란이 규칙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AMH 수치는 나의 신체 나이 평균과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생리도 꼬박꼬박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고 생리통도 거의 없다. 술, 담배도 안 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안 좋을 거란 생각은 추후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의 AMH 수치는 0.86ng/ml으로 난소 나이는 42-43세 수준이었다(실제 나이 만 34세). 나의 저하된 난소 기능을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생리 2-3일차에 방문해서 본 배란 초음파에서도 난포가 매우 작았다.
3. 정액검사 결과
임신을 위해서는 모양이 정상이고 활발한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많이 필요하다. 정액검사는 남자의 정액을 채취해서 정자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활동성은 좋은지, 생김새는 정상인지, 정액의 양은 충분한지 등을 알아보는 검사이다. 정액은 정액 채취실에서 직접 채취하는데 3-7일 정도의 금욕 기간이 필요하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서 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로 검사받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남편의 정액검사 결과, 정액 양이나 정자 수는 양호한 편이었으나 운동성이 낮고 기형 정자수가 많아서(정상 정자수 1% 미만) 실제 수정이 가능한 정자는 적은 편이었다. 내가 '기형'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자 원장님은 정자의 모양이 비정상이라는 뜻이지 실제 기형아 임신 가능성과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건 참 다행이지만, 나의 난소 기능도 좋지 않은 판국에 남편의 정자 상태까지 좋지 않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제대로 된 자연임신 시도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난임이라고? 요즘 난임이 흔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남일이라고 생각했다. 남편과 자녀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아이는 낳을까 말까? 낳게 된다면 언제쯤 낳을까? 아이는 몇 명을 낳을까? 아들이 좋을까 딸이 좋을까?'와 같은 주제만 다뤘지 '우리가 난임이라면 어떻게 할까?'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본 적도 없었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에 진료실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원장님은 휴지를 건네주며 임신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위로했다. 그리고 임신 계획이 있다면 가능한 빠르게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시험관 시술, 엄청 힘들고 돈도 많이 든다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그 정도의 고통을 감수할 정도로 내가 아이가 간절한 사람이었나? 뜻밖의 결과에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내가 산전검사를 위해 방문한 병원이 난임병원이었고 원장님은 우리같은 사람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능숙하게 우리 부부를 다음 과정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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